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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경영은 배를 모는 것 가치관이 없다면 엔진마력 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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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8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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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란 배를 모는 것과 같습니다. 기업의 경영 전략이 일종의 방향타라면, 기업의 가치관은 배의 엔진 마력을 나타냅니다. 가치관이 제대로 정립돼 있는 기업은 어려움이라는 파도가 덮칠 때 이를 헤쳐나갈 엔진의 마력이 높다는 뜻입니다.”
   
   전성철(62) IGM 세계경영연구원 회장이 최근 자신의 10번째 저서를 펴냈다. 지난 8년간 IGM 세계경영연구원이라는 국내 굴지의 CEO 및 임원 교육기관을 키워온 전 회장이 새롭게 들고 나온 화두는 ‘가치관’이다. ‘가치관 경영’(쌤앤파커스)이란 신간에는 ‘영혼이 있는 기업은 지지 않는다’ ‘리더는 일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의 의미를 가르치는 사람이다’란 범상치 않은 문구가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 10월 27일 서울 동대문구 장충동 IGM 세계경영연구원 집무실에서 만난 전 회장은 “왜 가치관이냐”는 질문에 숱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안긴 저축은행 사태부터 거론했다. “저축은행 사태에서 제가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엄청난 비리가 저질러지는데도 아무런 내부 고발자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일부 직원들은 비리를 알고도 고발은커녕 도리어 경영진을 협박해 거액을 갈취하기까지 했습니다. 이것은 한마디로 우리나라 저축은행 직원의 가치관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얼마 전 모 저축은행을 인수한 사람이 직원들에게 물었더니 창립 후 지난 12년 동안 단 한번도 교육이란 것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해서 기가 막혔다고 합니다. 직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이 진정으로 무엇인가를 한번도 배운 적이 없고 그 의미와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는 얘기입니다. 저축은행 사태의 진정한 뿌리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전 회장이 강조하는 가치관은 그 유무에 따라 조직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그가 자주 드는 사례는 상하이의 발마사지집. 나란히 붙어 있는 비슷한 발마사지집인데 한곳은 잘되고 다른 한곳은 파리만 날리는 이유가 뭘까. 장사가 안되는 집 주인이 잘되는 집 주인에게 비결을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나는 우리 직원들에게 당신이 진짜 하는 일은 이 세상에 에너지를 창출하는 일이라고 말해준다. 우리 집에 오는 사람은 모두 피곤에 절고 지쳐 있는 사람들인데 당신들의 발마사지를 통해 그 사람들이 다시 에너지를 얻게 만들고 사회로 돌아가 세상의 떡을 키우는 행복을 창출하게 한다.”
   
   전 회장은 “자신이 하는 일이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할 수 없이 남의 발이나 주무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자기는 이 세상에 에너지와 행복을 창출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업무에 임하는 자세가 어떻게 같을 수 있느냐”며 “저축은행 직원들도 자신이 하는 일이 일자리를 창출하고 서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등 우리 사회에 행복과 에너지를 창출하고 있다는 식의 가치관이 정립돼 있었다면 비리를 마주했을 때 다르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회장에 따르면, 가치관 경영이란 임직원들이 같은 가치관을 갖도록 유도하고 그 가치관을 활용하여 기업을 이끌어가는 경영방식이라 할 수 있다. 벽에 걸려 있는 화석화된 사훈(社訓)이 아니라 실제 조직원 모두가 중시하는 공통의 가치를 체화시키고 통일시키자는 것이다. 그럴 경우 회사의 중요 결정에 모두가 쉽게 수긍하고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실제 다국적 컨설팅 전문기업인 맥킨지의 경우 기업 자문 의뢰를 받으면 그 기업에 가서 임원, 간부, 평사원 1명씩을 골라 ‘당신 기업에 가장 중요한 3가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부터 던진다고 한다. 답변이 비슷하면 건강하고 잘되는 기업인 반면, 경영상태가 엉망인 기업은 예외 없이 서로 다른 답변이 나온다고 한다.
   
   
   기업의 존재이유를 찾아라
   
   전 회장은 가치관이 흔들리거나 제대로 정립되지 않을 경우 세계적인 기업들도 몰락의 길로 접어든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게 소니(SONY)다. 당초 소니가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한 밑바탕에는 ‘개척자 정신’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핵심 가치가 자리잡고 있었다. ‘소니 침몰’을 쓴 미야자키 다쿠마가 “소니의 직원들은 ‘아니, 저런 무모한 짓을 봤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즐겼다”고 쓰기도 했다. 하지만 소니는 도전 정신, 개척자 정신이라는 가치관이 무너지면서 몰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소니는 1990년대 중반 사업부별 경쟁체제를 도입하면서 자신의 고유 가치관 대신 수익 지상주의에 매달리기 시작했고, 그 결과 독창적이고 고급스러운 제품 대신 저렴하고 특징 없는 제품만 시장에 내놓으며 파멸의 구렁텅이로 내몰렸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업이라는 말을 듣던 IBM도 마찬가지다. IBM이 1990년대 초 도산의 위기에 몰린 것은 ‘최선의 서비스’ ‘탁월함의 추구’ ‘개인에 대한 존중’이라는 핵심 가치관이 흔들리며 자만의 덫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같은 이치로 IBM이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도 가치관의 재정립에서 출발했다. 전 회장은 “‘가치관 경영의 챔피언’으로 불리는 IBM의 CEO 샘 팔미사노는 2002년 CEO에 취임하자마자 임원들의 보수의 절반을 1년이 아닌 3년간의 실적에 기초해 계산하고 나머지 절반은 고객만족도에 기초해 산정하는 등 보너스 지급 기준부터 바꿨다”며 “고객만족도라는 가치관을 재정립하고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일부 임원의 그릇된 사고방식을 뿌리 뽑음으로써 IBM을 다시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성공한 기업은 모두 창업자나 CEO의 확고한 가치관이 자리잡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번 저서에서 국순당, 메카로닉스, 아발론교육, 교보생명, 노드스트롬 백화점, 자포스 등 핵심가치가 만든 위대한 기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전 회장은 “기업의 핵심 가치관은 다른 기업의 것을 베껴서 되는 게 아니라 창업주나 CEO가 자신의 얘기를 밑거름으로 만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결국 창업주나 CEO의 자기성찰이 핵심”이며 “기업의 가치관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근본적 행동가치는 무엇인가, 우리의 사업은 무엇이며 경쟁상대는 누구인가, 우리 기업만이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라는 4가지 질문을 순서대로 던지며 답을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의 본질은 돈이 아닌 사람의 혼
   
   현재 전 회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IGM 세계경영연구원에 ‘가치관 경영 스쿨’을 별도로 설립하는 등 가치관 경영의 본격적인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전 회장은 “가치관 스쿨 졸업생이 벌써 100명에 이른다”며 “가치관 경영 강의를 들은 사람들은 전기의 본질이 전선이 아니라 전선을 타고 흐르는 전류인 것처럼 기업의 본질도 돈의 게임이 아니라 사람의 혼과 가치관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는다”고 말했다.
   
   가치관 경영은 전 회장 스스로 지난 8년간 IGM 세계경영연구원을 일궈온 CEO로서 직접 실천해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현재 IGM 세계경영연구원은 교육받는 임원들의 수(2500여명)에서 나타나듯 국내 일류대학 경영 관련 교육기관들보다 규모가 10배나 클 만큼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전 회장이 직원들을 이끌어온 게 바로 가치관 경영이었다고 한다. “저는 우리 직원들과 고객에게 최고의 가치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자는 나름의 가치를 공유했어요. 이를 통해 IGM 세계경영연구원이 2020년까지 50개국에 진출하고 직원의 절반 이상을 외국인으로 채울 만큼 글로벌화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죠. 저와 이런 가치관을 공유해서인지 그동안 직원들의 평균 퇴근시간이 새벽 1시일 만큼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열의를 갖고 조직을 키워왔습니다.”
   
   전 회장은 “일의 의미가 사라진 조직은 당장은 별 문제가 없어 보이더라도 곧 치명적 위기를 맞을 것”이라며 “지금 우리 기업들에 가장 절실한 것이 바로 가치관 경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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