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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인동 벼룩시장

관리자관리자 ·
11-10-252669

공간소개

숭인동에서 보물찾기

지갑이 얇아도 환영받는 곳이 있다면 바로 벼룩시장일 것이다. 누가 어떤 연유로 다시 세상에 내놓는 물건인지는 모르지만 기능에 대한 믿음으로 그 과거를 눈감아준다면 누구라도 알뜰족에 합류할 수 있다. 

서울에서 벼룩시장이라 하면 탱크 빼고는 다 있다던 황학동이 먼저 떠오른다. 안타깝게도 청계천 공사와 함께 황학동 벼룩시장은 서울풍물시장 등으로 많은 부분 흩어진 상태다. 이제는 종로구 숭인동 동묘 앞 숭인동 벼룩시장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청계천에서 노점을 하던 상인들과 황학동에서 벼룩시장을 하던 이들이 요즘은 동묘 앞으로 모여든다.

숭인동 벼룩시장은 1980년대 말 생겨났으며 명성에 비하면 그 규모가 많이 위축됐지만 지금도 온갖 희귀한 물건들이 모여드는 명소이다. 돌담길을 따라 매일같이 좌판이 벌어지는데 마치 박람회를 보는 듯 하다. 의류, 신발, 지갑부터 시계나 전자제품, 심지어 고서, 영화포스터에 이르기까지 온갖 제품들을 망라하고 있다.

천원의 행복, 알뜰한 쇼핑

이곳의 물건은 대부분 1,000원이다. 만 원 한 장이 무력하게 헐려 나가는 마트나 슈퍼마켓을 생각하면 거의 공짜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개중엔 꽤 값나가는 몇 만 원대 물건도 있지만 시중가에 비하면 헐값이라 해도 좋을 정도다. 거기에 30만 원짜리를 단돈 만 원에 판다고 말하는 주인의 구수한 입담까지 더해지면 마치 횡재하는 기분이다. 쇼핑을 하다가 출출하면 한 개에 1,000원 하는 삶은 오리알이나, 빈대떡 등으로 허기를 달랠 수 있다.

숭인동 벼룩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의외로 중고의류다. 주로 아파트단지 재활용품 수거함에 모인 옷가지를 상인들이 1년 단위로 계약해 1㎏에 250~300원에 사온다. 압구정동이나 동부이촌동 등 부유층 아파트에서 나온 옷들은 고가의 브랜드이거나 입은 흔적이 거의 없는 옷들이 많아 매대만 펼지면 금세 팔려나간다.

새로운 옷이 들어오는 날에는 좋은 옷을 남보다 먼저 건지려는 이들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한다. 옷의 가격은 대부분 1,000원이지만 모피나, 가죽 등은 1만 원대, 명품은 10만원을 호가하기도 한다. 잘만 고르면 쓸 만한 고가품을 싼값에 얻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지방에서도 알뜰족들이 찾아오고, 인터넷 쇼핑몰 운영자들이 대량 구매를 해가기도 한다. 250여 명의 노점상들이 매대를 펼치는 휴일 오후가 쇼핑하기에 가장 좋은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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